용의 기원과 옥저룡
어두운 흙무덤 속에서 작은 옥기 하나가 모습을 드러났다고 상상해봅니다.
크기는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인데, 모습은 이상합니다. 몸은 둥글게 말려 있고, 머리는 우리가 아는 날렵한 용이라기보다 돼지나 멧돼지를 닮았습니다. 그런데 고고학자들은 이 물건을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중국 용 상징의 아주 오래된 뿌리를 보여주는 단서로 봅니다.
바로 옥저룡입니다.
옥저룡은 한자로 玉猪龍, 말 그대로 “옥으로 만든 돼지 용”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주룽, Zhulong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조금 낯설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용이면 용이지, 왜 돼지를 닮았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옥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는 갑자기 커집니다. 홍산문화, 니우허량 유적, 제단, 무덤, 여신상, 제사 의례, 옥기 숭배, 그리고 오늘날 중국 문명을 대표하는 상징인 용까지 이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황제의 용, 궁궐의 용, 비를 부르는 용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시작에는 동북아 선사 사람들이 자연과 동물, 생명력과 권위를 한데 묶어 만든 상징 체계가 있었습니다.
1. 옥저룡이란 무엇인가
옥저룡은 주로 중국 신석기시대 홍산문화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옥기입니다. 홍산문화는 대략 기원전 4700년에서 기원전 2900년 무렵, 오늘날 랴오닝성·내몽골 동남부·허베이 북부 일대에서 전개된 선사 문화로 설명됩니다. 특히 홍산문화는 토기보다도 옥기 문화, 제사 유적, 동물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옥저룡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입니다. 몸은 알파벳 C자처럼 둥글게 말려 있고, 머리 부분은 짧은 주둥이와 둥근 코, 도드라진 눈, 귀처럼 보이는 장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이 머리를 돼지 또는 멧돼지와 연결해 해석해왔습니다. 영국박물관도 홍산문화의 대표적인 옥기 유형 가운데 하나로 “coiled pig-dragon”, 즉 말린 형태의 돼지 용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옥저룡이 우리가 아는 후대의 용처럼 뿔, 수염, 긴 몸, 발톱을 모두 갖춘 모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 시기의 용은 아직 완성된 신수라기보다 여러 동물의 특징이 합쳐지는 중간 단계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래서 옥저룡은 단순히 “돼지를 닮은 이상한 옥 장식”이 아닙니다. 중국 용 이미지가 어떻게 동물 상징에서 신성한 권위의 상징으로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초기 흔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왜 하필 돼지를 닮은 용이었을까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돼지는 용과 잘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용은 하늘, 비, 황제, 권위, 신비로움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면 돼지는 농경, 먹을거리, 풍요, 집안 살림과 더 가까운 동물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돼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돼지는 식량이면서 재산이었고, 공동체의 생산력과 풍요를 상징했습니다. 또한 야생 멧돼지는 강한 이빨과 힘을 가진 동물이었기 때문에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 되기 쉬웠습니다.
홍산문화 연구에서도 돼지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입니다. 홍산문화의 의례 이미지에서 돼지가 두드러지며, 고위 무덤에서 옥저룡이 발견되고, 흙으로 만든 돼지 조형물도 언급됩니다.
이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옥저룡은 단순한 동물 모방이 아니라, 돼지가 가진 현실적 의미와 용이 될 신화적 의미가 결합되는 장면일 수 있습니다. 돼지는 먹을거리와 번식력, 풍요를 상징하고, 둥글게 말린 몸은 태아, 순환, 생명력,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즉 옥저룡은 “돼지를 닮아서 덜 신성한 용”이 아니라, 오히려 돼지의 풍요 상징이 용의 신성한 권위로 올라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물건일 수 있습니다.
3. 홍산문화와 니우허량 유적
옥저룡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니우허량 유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니우허량은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 있는 홍산문화의 대표적인 제사·무덤 복합 유적입니다. 이곳에서는 여신묘, 제단, 돌무덤, 건축 기초, 저장 시설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설명에서도 니우허량 유적은 여신묘, 제단, 적석총, 제사 구조물 등을 통해 약 5,500~5,000년 전 선사 사회의 의례와 상징 체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소개됩니다.
특히 니우허량 유적은 단순한 생활 터전이 아니라 의례 공간에 가까웠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주거지, 농사 흔적, 일상 도구만 있는 곳이 아니라, 제사를 위한 구조물과 고급 옥기, 상징적 조형물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곳의 옥저룡은 “예쁜 장신구”라기보다, 특정 계층과 제사의 세계에서 사용된 의례용 옥기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니우허량에서는 여신상 머리, 제단, 돌무덤, 옥기 등이 함께 논의됩니다. 홍산문화의 중심지에서는 대형 의례 플랫폼과 공공 구조물, 정교한 옥기가 발견되며, 이러한 특징은 당시 사회가 이미 단순한 부족 공동체를 넘어 복합적인 지도층과 의례 체계를 갖추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옥저룡이 이런 공간에서 발견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옥저룡이 단순한 장난감이나 개인 장식이었다면, 그 의미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단, 무덤, 여신상, 고위층 매장과 함께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은 공동체가 공유한 신앙, 권위, 죽음 이후 세계, 조상 숭배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4. 옥저룡의 형태가 말해주는 것
옥저룡을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둥글게 말린 몸입니다. 이 형태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꼬리와 머리가 거의 맞닿을 듯한 C자형 구조는 끊어지지 않는 순환을 떠올리게 합니다. 생명은 태어나고 죽고 다시 이어집니다. 계절도 돌고, 해와 달도 돌고, 농경과 수렵의 리듬도 반복됩니다.
선사시대 상징에서 원형과 곡선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생명, 회귀, 보호, 태아, 우주 질서 같은 의미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옥저룡의 말린 몸 역시 이런 상징성을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머리입니다. 짧고 두툼한 주둥이, 코, 눈 주변의 선은 돼지나 멧돼지의 얼굴을 떠올리게 합니다. 홍산문화 옥룡 유형의 머리에서는 돼지 또는 멧돼지에서 온 특징을 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옥저룡은 실제 돼지를 그대로 조각한 물건도 아닙니다. 몸은 현실의 돼지처럼 네 발로 서 있지 않고, 용이나 뱀처럼 말려 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옥저룡은 “동물 조각”과 “상상 속 신수” 사이에 놓인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옥저룡의 형태는 세 층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요소 | 겉모습 | 상징적 해석 |
|---|---|---|
| 돼지형 머리 | 짧은 주둥이, 둥근 코, 도드라진 눈 | 풍요, 번식력, 재산, 제사 동물 |
| 둥글게 말린 몸 | C자형 또는 고리형 몸체 | 순환, 생명력, 태아, 우주 질서 |
| 옥 재질 | 단단하고 빛나는 옥 | 권위, 신성함, 고위층 의례, 사후 세계 |
이 세 요소가 합쳐지면서 옥저룡은 평범한 동물을 넘어선 상징이 됩니다.
5. 옥기는 왜 중요했을까
홍산문화에서 옥은 특별한 재료였습니다. 옥은 나무나 흙처럼 쉽게 다룰 수 있는 물질이 아닙니다. 단단하고 가공이 어렵습니다. 금속 도구가 본격화되기 전의 선사 사회에서 옥을 다듬어 정교한 형태를 만든다는 것은 시간, 기술, 노동력, 전문성이 필요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옥기는 단순한 장식품 이상의 의미를 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옥을 소유한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특별한 지위를 가졌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무덤에서 옥기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죽은 사람의 사회적 위상이나 제사적 역할을 보여주는 단서가 됩니다.
니우허량 같은 유적에서 옥저룡이 등장한다는 것은, 용 상징이 아주 이른 시기부터 권위와 의례의 언어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후대 중국에서 옥은 군자의 덕, 왕권, 예제, 사후 세계와 연결됩니다. 물론 홍산문화의 옥을 곧바로 주나라나 한나라의 옥 문화와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옥이 특별한 사람과 특별한 의례에 쓰였다”는 흐름은 선사시대부터 매우 오래 지속된 문화적 감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줄팁: 옥저룡을 볼 때는 “용 모양 장식”이 아니라 “옥이라는 귀한 재료로 만든 제사·권위의 상징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집니다.
6. 코리의 중간생각
가끔 이런 유물을 보면 조금 조심스러워집니다.
우리는 이미 “중국의 용”이라는 완성된 이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선사시대 옥저룡을 보자마자 “아, 이게 용의 시작이구나” 하고 결론을 내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 물건을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용으로 불렀을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돼지·뱀·태아·옥·제사를 한데 묶어 아주 강한 상징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옥저룡은 정답 하나를 주는 유물이라기보다, 중국 상징 체계가 만들어지던 순간을 보여주는 열린 문에 가깝습니다.
7. 용의 기원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다
중국 용의 기원을 설명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용은 돼지에서 시작됐다”라고 단정하면 너무 단순해집니다. 물론 옥저룡은 돼지형 머리를 가진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하지만 중국 용의 기원에는 뱀, 악어, 말, 소, 사슴, 물고기, 천둥, 구름, 비, 강과 같은 여러 요소가 함께 거론됩니다.
중국 국가박물관도 용의 기원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으며, 용의 머리가 말, 소, 돼지 등에서 왔다는 주장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홍산문화의 말린 옥룡과 함께 링자탄, 후베이 지역 등 다른 신석기 문화에서도 유사한 용형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소개합니다.
이 말은 중요합니다. 용은 한 지역에서 한 동물만 보고 만들어진 상징이라기보다, 여러 지역의 동물 숭배와 자연 숭배가 오랜 시간 결합하며 형성된 복합 상징일 가능성이 큽니다. 홍산문화의 옥저룡은 그중에서도 매우 이른 시기, 매우 선명한 형태로 남아 있는 자료입니다.
후대 중국 용은 점점 더 복합적인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몸은 뱀처럼 길어지고, 뿔은 사슴처럼 보이며, 비늘은 물고기나 악어를 떠올리게 하고, 발톱은 맹금류나 맹수의 힘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여러 동물의 특징이 합쳐진 존재가 바로 용입니다.
옥저룡은 그 복합 과정의 출발점 근처에 있는 유물입니다. 돼지의 얼굴과 말린 몸을 가진 선사시대 옥기가 훗날 하늘을 나는 제왕의 상징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유물은 작지만 매우 큰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8. 돼지 용에서 황제의 용으로
그렇다면 옥저룡은 어떻게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인 용으로 이어졌을까요?
여기서 직접적인 직선 연결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홍산문화의 옥저룡이 곧바로 은나라, 주나라, 한나라, 당나라, 명나라, 청나라의 용 문양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시대 차이가 크고, 지역도 넓으며, 중간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징의 방향은 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옥저룡은 이미 선사시대에 동물 이미지가 의례와 권위의 상징으로 쓰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둘째, 옥저룡은 현실 동물과 상상 동물이 결합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셋째, 옥저룡은 후대 중국 용이 가진 “복합 동물성”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넷째, 옥저룡이 무덤과 제사 유적에서 나타난다는 점은 용 상징이 일찍부터 죽음, 조상, 하늘, 권위와 연결될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후대 중국에서 용은 황제의 상징이 됩니다. 황제의 옷에는 용이 수놓아지고, 궁궐 장식에는 용이 새겨지며, 용은 천명과 왕권을 상징합니다. 비를 부르고 물을 다스리는 신성한 존재로도 여겨졌습니다.
이런 후대의 용은 훨씬 정치적이고 제도화된 상징입니다. 반면 옥저룡은 그보다 훨씬 이전의 원초적 상징입니다. 제국의 용이 국가 권력의 언어라면, 옥저룡은 선사 공동체의 생명력과 제사 세계를 담은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 옥저룡이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이유
옥저룡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가장 오래된 용 중 하나”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옥저룡이 중국 문명의 상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중국 문명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황허 문명, 은나라 갑골문, 주나라 봉건제, 진시황의 통일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고고학 발굴이 축적되면서 중국 문명의 뿌리를 황허 유역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랴오허 유역의 홍산문화, 양쯔강 하류의 량주문화, 중원 지역의 양사오문화 등 여러 지역 문화가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자료도 홍산문화가 양사오문화, 링자탄문화, 량주문화 등 주변 신석기 문화들과 교류했음을 언급합니다. 이는 중국 문명이 하나의 중심에서 갑자기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문화가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되었다는 관점을 강화합니다.
옥저룡은 바로 이 다원적 문명 형성론에서 중요한 상징입니다. 중국 용이라는 대표 상징의 뿌리가 중원 왕조 이전, 동북 지역의 선사 문화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옥저룡을 보면 중국 역사를 보는 시야가 넓어집니다. 중국 문명은 왕조사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 아래에는 훨씬 오래된 선사 문화, 제사 공동체, 동물 숭배, 옥기 제작 기술, 지역 간 교류가 놓여 있습니다.
10. 실제 사례로 보는 옥저룡
대표적인 사례는 니우허량 유적에서 발견된 옥저룡입니다. 니우허량은 여신묘, 제단, 돌무덤이 결합된 대규모 의례 유적으로 평가됩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옥기들은 홍산문화 사람들이 옥을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제사와 권위를 표현하는 매체로 사용했음을 보여줍니다.
영국박물관에 소장된 홍산문화 옥저룡 역시 전형적인 말린 돼지 용 형태로 소개됩니다. 이 유형은 둥글게 말린 몸과 돼지를 닮은 머리를 갖고 있어, 홍산문화 옥기 조각의 대표적인 형식으로 여겨집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옥저룡이 고위 무덤과 관련되어 자주 논의된다는 것입니다. 홍산문화 연구에서는 정교한 옥기가 특정 매장과 연결되어 나타나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것은 당시 사회 안에 옥기를 소유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계층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즉 옥저룡은 박물관 유리장 안에 놓인 예쁜 고대 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선사 사회의 권력 구조, 제사 의례, 동물 상징, 옥기 기술, 그리고 중국 용 상징의 초기 형태를 함께 보여주는 복합 자료입니다.
11. 옥저룡을 볼 때 피해야 할 오해
옥저룡을 설명할 때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오해는 “옥저룡이 곧 오늘날 중국 용과 완전히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옥저룡은 후대 용의 완성형이 아니라 초기 상징 단계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돼지 모양이니까 우스운 장식품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선사시대의 돼지와 멧돼지는 풍요, 힘, 제사, 공동체 재산과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동물이었습니다.
세 번째 오해는 “중국 용의 기원은 하나로 정리된다”는 생각입니다. 용의 기원은 돼지, 뱀, 악어, 말, 소, 자연 현상, 토템 숭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네 번째 오해는 “홍산문화는 중국 왕조사와 무관한 주변 문화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홍산문화는 중국 동북 지역 선사 문화의 중요한 축이며, 옥기와 제사 유적을 통해 중국 문명 형성의 다원성을 보여주는 핵심 사례입니다.
옥저룡을 이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중국 문명은 정말 황하 문명 하나에서만 시작된 것일까요?
이 부분을 더 넓게 보고 싶다면 「중국 선사 인류 정착과 황하 문명 기원: 양사오·룽산 문화로 읽는 신석기 혁명」 을 함께 읽어보면 좋습니다. 이 글에서는 홍산문화처럼 동북 지역에서 발달한 옥기·제사 문화뿐 아니라, 황하 중류의 양사오 문화, 후기 신석기 사회를 대표하는 룽산 문화, 그리고 여러 지역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중국 문명의 바탕을 만들어간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옥저룡이 중국 용 상징의 초기 단서를 보여준다면, 양사오와 룽산 문화는 농경 정착, 마을 형성, 계층화, 성곽 취락, 제사 권력 같은 신석기 혁명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결국 중국 문명은 어느 한 지역에서 갑자기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선사 문화가 겹치고 연결되며 만들어진 거대한 흐름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12. 코리의 생각 정리
옥저룡을 처음 보면 솔직히 낯섭니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용은 웅장하고 길고 날카로운 존재인데, 옥저룡은 작고 둥글고 돼지 얼굴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낯섦이 중요합니다.
중국 용은 처음부터 황제의 옷에 새겨진 완성된 상징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던 동물, 생명력, 풍요, 죽음 이후 세계, 하늘과 땅의 질서를 작은 옥기 안에 담았습니다. 그 결과물이 옥저룡 같은 유물입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옥저룡은 홍산문화의 대표적인 옥기다.
돼지를 닮은 머리와 둥글게 말린 몸을 가진 선사시대 의례용 옥기입니다. - 돼지형 머리는 풍요와 제사 동물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돼지는 먹을거리이자 재산이며, 공동체의 생명력과 연결된 동물이었습니다. - 말린 몸은 순환과 생명력을 떠올리게 한다.
C자형 구조는 태아, 순환, 보호, 우주 질서 같은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옥저룡은 중국 용 상징의 초기 단서를 보여준다.
후대의 긴 용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현실 동물과 상상 동물이 결합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 홍산문화는 중국 문명을 넓게 이해하게 해준다.
중국 역사는 황허 왕조사만이 아니라, 랴오허 유역과 동북아 선사 문화까지 함께 보아야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옥저룡은 “돼지를 닮은 이상한 용”이 아닙니다.
그것은 중국 상징 체계가 아직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지던 시절, 사람들이 생명과 권위와 신성을 옥 속에 새겨 넣은 흔적입니다.
용의 기원과 옥저룡 참고자료
이 글은 홍산문화, 니우허량 유적, 옥저룡, 중국 용 상징의 기원과 관련된 고고학·박물관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 British Museum, Hongshan culture jade pig-dragon collection records.
홍산문화 옥저룡의 전형적인 형태와 박물관 소장품 설명을 참고했습니다. - UNESCO World Heritage Centre, Sites of Hongshan Culture: Niuheliang Archaeological Site.
니우허량 유적의 여신묘, 제단, 적석총, 제사 구조물 설명을 참고했습니다. - UNESCO, Archaeological discovery of the Hongshan culture jade dragons.
홍산문화 옥룡과 5,000년 이상 이어지는 중국 용 상징 해석을 참고했습니다. - National Museum of China, Jade Dragon.
중국 용 기원에 대한 여러 견해와 홍산문화 옥룡의 위치를 참고했습니다. - Early China / Cambridge Core, Ritualized Pigs and the Origins of Complex Society.
홍산문화에서 돼지 상징과 의례적 의미가 중요하게 논의되는 점을 참고했습니다.
용의 기원과 옥저룡 Q&A
Q1. 옥저룡은 진짜 용을 표현한 건가요?
옥저룡을 오늘날 우리가 아는 긴 몸의 용과 완전히 같은 존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돼지형 머리와 말린 몸을 가진 신성한 동물 상징으로, 후대 중국 용 이미지가 형성되는 초기 단서를 보여주는 유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Q2. 왜 옥저룡은 돼지를 닮았나요?
홍산문화에서 돼지는 식량, 재산, 풍요, 제사와 연결된 중요한 동물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옥저룡의 돼지형 머리는 이런 풍요와 생명력의 상징이 용적 이미지와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Q3. 옥저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옥저룡은 중국 용 상징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홍산문화의 옥기 제작 기술과 제사 의례, 선사시대 권위 구조를 함께 보여줍니다. 그래서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중국 문명 형성의 깊은 뿌리를 이해하는 핵심 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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